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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즐거움/기억을 걷는 시간

해저3만리



우리집은 아니 부모님이 살고계신 집은 아파트의 꼭대기 아랫층이다. 바다가 보인다. 난 맘이 진정되지 않거나 동굴에 들어가고 싶을 땐 집을 찾곤 한다. (설명절이나 추석때는 정작 잘 가지 않는다.. 부모님 죄송..)

어릴때 내 꿈은 줄곧 과학자였다. 무엇이 나의 ego를 과학자로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과학자다. 내가 그림을 그리면 대부분 잠수함이 있었던 것 같다. 잠수함에 공기가 뿅뿅 올라오는 그림.

이번에도 몇일전에 집에 갔을 떄 바다를 보며 생각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거니?' 라고. 바다는 내게 대답해 주었다 분명. '아니'
32살이나 먹은 사람이 하는 고민치고는 매우 피터팬 스럽다.

또래의 다른이들은 집 언제 살꺼니, 결혼 언제 할꺼니, 재테크 어떻게 할거니, 승진 언제 할 수 있을까? 이번주 토요일에는 뭘 할까? 가 대부분일 것이다. 실제 대학동기들이 대부분 고충을 털어놓는 것들이다. 여기에 대해 변명하자면, 집 사는거에 대한 부담이 없고, 재테크는 사실 은행들이 캐쉬놀이에 편승하는 것 같아서 싫고, 승진은 해봤자 내 인생에 양념꺼리도 안되고, 이번주 부로 토요일은 사실 할 게 없어졌다... 공부말고는. 가진자의 사치라고 혹자는 얘기하겟지. 하지만 그것또한 웃긴다. 난 지금 가진게 하나도 없거든 사실.

그래서 말이지. 더욱더 고민해야 하는것이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거 맞니' 라고 말이다.

세상과 단절되어 살았던 지난 5년여간의 세월은 나한테 좌빨이 기운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극도의 사회 부정자들과의 뇌파지수가 맞았던 건지 난 정말 그들과 행복한 삶을 살았다. 히피는 아니었지만, 주색에 빠지지도 않았지만 나의 곁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고 우리는 세상에 대해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나를 둘러싼 세상이 바뀌었다. 물론 내가 선택한 길. 2년여간의 지난 삶. 나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분명한 것은 내면의 목소리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의 정점은 얼마전이었다. 이별.남겨진 건 심장에 박혀있는 목소리 뿐인

피터팬 컴플렉스가 아니다 분명. 나는 과거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사회부적응자도 아니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순간들을 사랑한다.
무엇일까? 나는 몇일간 잠을 자지 못했다. 해답은 어느정도 찾은 것 같다.

나는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잠을 잘 수가 있을 것 같다.  꿈에서 나와줫으면 좋겠다.
'바다 끝속밑에 있는 공기가 뿅뿅뿅 올라오는 잠수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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