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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즐거움/기억을 걷는 시간

기적의 8.4KG감량


작년 4월중순쯤의 일이었다. 늘어가는 몸무게와 지쳐만 가는 재미없는 일상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몸이 망가지고 있는 느낌에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등록하게 된 헬스클럽. 딱 오늘로써 1년하고도 1개월이 지났다. 사실 오늘이 등록한 마지막 날이었다.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다시 하게 될 것 같다)

오늘 마지막으로 운동을 하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했던가? 뭐 당연한 말이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 이겠지. 하지만 그것보다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나 보다. '난 한다면 하는 놈이야'.. 고작 운동가지고 이런 생각 한 것을 생각하니 조금 웃기긴 하다.

추억들이 떠올랐다. 여하간 또 망할 추억들이..

그나저나 난 오늘 참으로 신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내 목표치가 딱 60KG으로 감량하기 였다. 운동시작할 때 즈음에 68.4KG이 나갔으니 8KG 감량이다. 사실 한 4개월 정도만에 6KG이상을 감량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조금 자만에 빠졌었는지 그리 많이 몸무게가 줄지 않았고, 이틀전에 체중계를 재었을 때 딱 61.2 KG이 나왔었다. 그래서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

그리고 오늘 매일 하던대로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끝내고 체중계에 무게를 재었는데 이게 왠일??
체중계의 디지탈 표시기는 정확히 정말 정확히 60.00KG 을 표시하고 있었다. 아니 60.01 도 아니고 60.11 도 아니고 정말 한치의 오차없는 60을. 왔다갔다 하길래 맘을 진정시킨 후 숨도 쉬지 않았다. 정말이다. 60KG. 아 이 얼마나 가슴 뿌듯한가. 내가 그렇게 이루고자 하던 목표가 어이없게도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정확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었으니

오늘부로 나의 운이 따라주는 모양이다. 큰 준비를 하고 있는 마당에 참으로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피트니스 클럽을 나오며, 걷던 길을 걸었다. 왔다갔다 왔다갔다. 몇 번을 걸었다. 그 시간들과 그 길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담고 또 버리려고.

그래서 오늘은 날 위해 뭔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트에 가서 스시셋트를 샀다. 뭐 별로 비싸거나 한건 아니지만 난 원래 혼자서 뭘 살땐 저런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근데 오늘은 왠지 저 스시가 나에게 '날 좀 집어줘'라고 얘기하는 거 같아서 가판대에 남아있던 스시를 모조리 집어왔다. 무려 3 박스나.. 점원이 묻는다. '젓가락은 몇 개 필요하세요?' 나에게 필요한건 한개다. 나는 말했다 '4개요'


먹는다. 먹고 또 먹는다. 오늘은 술이 떡이 되도록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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