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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즐거움/기억을 걷는 시간

하이드파크 어디쯤?


나의 질풍노도의 시절.. 그냥 단지 영국이 좋아서 잉글랜드라는 그 이름하나만으로도 벅차던 시절, Radiohead가 있고, Oasis가 있고, Blur가 있고, Suede가 있고, Rolling stones가 있고 Jimi hendrix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그 영국. 나의 청춘에는 그렇게 영국이란 나라가 어느새 가슴깊이 새겨져 있었나보다.

남들보다 운이 좋아 영국에서 1년남짓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너무나 많은 추억들이 있어 다 담아낼 수 없지만, 정말 아쉬운 것은 그때의 추억들을 남기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찍었던 조금의 사진들조차 얼마전 싸이월드를 홧김에 탈퇴해버리며 다 날아가버리게 되었다.. ㅄ

그러던 중, 이메일 정리를 하다 엄청나게 반가운 사진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나의 런던에서의 너무나도 소중했던 사람들의 사진. 왜 이제서야 발견했나 싶은. 그러한 사진들. 부랴부랴 잊을까 급하게 포스팅 하자.

때는 아마도 2007년 봄일꺼다. 장소는 하이드파크와 그리니치 파크 어디쯤.


나의 런던 생활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친구다. Yuichiro.. 유이치로. 나랑 가깝게 지내던 이xx대 출신의 그녀를 좋아했던, 남모르게 서로 비밀을 공유했던 친구. 유난히 김을 '라바' 라고 부르며 매번 나에게 한국마트에서 김을 부탁하던 그 친구. 이 친구가 몇 살이던가.. 지금은 20대 후반이 되어있겠구나. 이 친구의 플랏을 자주 놀러가곤 했었는데, 일본인 플랏이었다. 빨간라인 어디쯤이었는데, 망할 뇌세포는 기억을 하지 못하는구나.. 유이치로가 해주던 오코노미야끼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오사카 출신의 유이치로의 오코노미야끼. 죽기전에 한번 다시 먹어볼 수 있을까?

유이치로와 헤어지던 날을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우리집 Hammersmith 가 있는곳 튜브에서, 유이치로가 그렇게나 좋아하던 그녀와 함께. 끝내는 말을 하지 못하는 이 친구놈. 무엇이 이놈을 슬프게 했는지 눈물을 흘리더라. 나와 헤어지는 것이 슬퍼서인지, 아니면 지가 좋아하던 그녀에 대한 아쉬움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작별을 하고야 말았다. 그 후로 미국에 공부하러 갔다는 얘기만을 끝으로 우린 연락이 두절되고 말았다.


그리고 문제의 이xx대 그녀와 친해지고 싶었지만 극도로 남자들을 경계하는 Mami짱. 그리고 또 한 명의 나의 베프였던 코우스케. 이xx대 그녀는 졸업 후 또 영국으로 튀었는데, 한국에서 만나서 맛있는거라도 좀 사줫어야 하는데 후회하는 중임. 지연아 미안 혹시 나중에 만나면 한우스페샬 셋트로 사주리..

코우스케는 나와 Travis 콘서트에 같이 갔었다. Travis를 좋아하고 Foster맥주를 좋아하는 취향이 같아 친해지게 된. 잘 생긴 후쿠오카 출신의 형이었는데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Travis 콘서트홀에서 'Why does always rain on me' 를 함께 따라부르던 그가 갑자기 보고싶어진다.

런던의 추억.. 다시 꺼내어 볼 수 잇는 사진이 어딘가에 있을까? 나의 모든 이메일, 하드디스크를 다 뒤져봐야겠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만들어갈 추억은 꼭 마음속이 아닌 사진에 담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xx대 를 쓰다보니 또 살짝 슬퍼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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