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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즐거움/여행

느즈막한 겨울의 휘닉스파크

발걸음 가벼운 금요일저녁, 대학동기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뜸, 내일 스키장갈래? 저녁에 가서 새벽까지 타고 오자... 는 말에 별 고민없이 OK했다.

스노우보드.. 6~7년전쯤 3시즌정도 열심히 재밌게 탓던 기억이 있다. 보드도 사고 옷도 사고, 시즌방도 얻고 시즌권도 끊고, 열혈보더(?) 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드타는거에 열정이 있었던 때가 있엇다.

당연히 그렇듯, 사회생활하고 다른 취미생활하고 사람들 만나다보면 스키장 갈 시간이 어딧으랴, 그래서 2009년을 끝으로 안갔을 꺼다. 마침 옛날에 샀던 장비들을 꺼내어서 이래저래 살펴보고 기름칠도 했다.

근데 그때 샀던 고글이나.. 옷이나.. 다들 어디갔는지 찾을수가 없네.

여하튼 우리가 간 곳은 보더들의 천국이라고 불리우는 휘닉스 파크이다. 때는 3월3일. 영상을 웃도는 날씨의, 모르는 사람에게는 거기 가면 썰매탈 눈이나 있어? 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법한 그런 날씨. 6시즈음에 서울대근처에서 만나서 출발. 도착지까지는 무려 170Km..

출발 전

운전중인 보성

야간의 휴게소는 오묘하다

휴게소 우동은 왜 맛잇을까?

최고의 간식 쥐포와 타코


토요일 저녁, 평창으로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양재구간 약간을 제외하고는 전혀 막히지 않았다. 그냥 쑥쑥 지나갔다. 이상하게 맛있는 휴게소에서의 식사와 간식을 먹고 우리는 9시가 조금 안되서야 도착. 야간 슬로프가 보인다.. 오랜만에 와보는 스키장이라 약간은 설레임

하지만.. 심야는 11시부터인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10시부터인줄 알았는데 11시부터라니 이게 왠말.. 우린 두시간이나 때워야 한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보이는건 온통 식당 및 호텔같은 숙소들. 저기 멀리 하나 보이는 당구장..
그래서 우린 당구장으로 갔다.

야간 매표소

휘팍 옆 딱 하나뿐인 당구장

야간개장 앞둔 휘팍 슬로프


11시부터 드디어. 보딩시작!, 몇몇 슬로프가 닫혔지만 그래도 휘팍의 최고슬롭인 챔피온과 호크는 개방! 안되는 점프 시도해대면서 무진장 탔다. 쉼없이 계속 왔다갔다, 간만에 타는거라 긴장했지만 금방 몸이 옛날로 적응한다. 3월 끝물이라 눈질을 조금 걱정했으나, 슬로프 맨 아래쪽의 얼음판 약간을 빼고 보딩하는 내내 눈질에 불만은 없엇다.

역시나 끝물에다가 심야, 그리고 백야 시간대라 사람도 없고 장애물 걱정없이 신나게 탈 수 있엇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많으면 안가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즌성수기에 가면, 슬로프 2번타면 한타임 끝난다....ㅁㅊ;;) 설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서라도 끝물에 가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날씨도 그다지 안추워 벌벌 떨일도 없고 여러모로 재미난 보딩이었다.

하지만... 백야는 좀 고려해봐야겠다. 3시까지 보딩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오니 아침7시. 옛날같지않아서 너무 힘들다.
 

일요일 아침7시 우리집 앞..


젊을때야 모르지만 확실히 이제 새벽스키는 무리다.. 이틀뒤 출근도 해야하고, 하루를 온통 잠만자는 것도 편하지 않다.. 난 나이를 먹는것에 대해 둔감하지만 이럴 땐 나도 옛날같이 않구나 하고 생각한다.

이제 또 언제나 한번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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