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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즐거움/여행

가을여행_안면도


'기억을 남기는 것'

여행에서 돌아온지 딱 5시간여가 흘렀다. 조금 잤으나 매우 피곤함은 몸이 기억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브레인과 몸이 따로 노는 것 같다. 커피도 마시지 않는 데 약간의 각성상태(?) - 몸은 피곤하지만 머리는 깨어있고 약간 탁한 상태.. 가 자주 출몰한다.

아직도 여행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 예전같았으면 뒤로 미뤘을 것을.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나만의 웹 일기장에 남겨놓아야 하겠다. 선명한 추억이 바스라지는 것처럼 슬픈 일은 없으니.


'안면도 가는 길'

차는 한대만 가져가기로.. 허나 한놈이 지차를 꼭 가져가겠다.. 니 따로 출발했다. 안면도는 서울 강남기준으로 160KM 정도. 지도상으로 충청남도에 위치해 있다. 태안반도에 있으며, 서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조그만 섬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MT촌이나 여행지로 매우 각광을 받게 되었는데, 예쁜 펜션이 많아서임도 한몫 했으리라.

여하튼 주말에 엄청나게 막히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출발! 우리의 루트는..

사당역 집결 -> 서해안 고속도로 진입 -> 서해대교 -> 홍성 I.C -> 안면도

역시나 주말의 서해안은 붐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주말에 참 많은 사람들이 야외로 놀러가는 것 같다. 나는 근 몇 년 동안 주말에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으니.. 약간은 후회가 된다. 많이 놀고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하는... 그랬으면 더 힘들까 지금?

서해대교를 지나 오션 파크 (행담도) 휴게소에서 정차했다. 따로 출발한 친구와 만나기 위해. 휴게소 들어가는 길이 조금 길고 매우 혼잡한 휴게소이다. 지방공연하러 다녔을 때에도 이 휴게소에서 자주 쉬었는 데, 그다지 추천할 만한 휴게소는 아닌 것 같다.

우리는 3시반 경에 출발하여 7시가 다 되어서야 우리가 예약한 펜션인 안면도 휴먼발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먹고 즐기자 !'

밤 7시가 다 되어 도착한 펜션은 이미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음 ㅠㅠ. 안면도 3대펜션 중의 하나인데.. 어두워서 암것도 안보인다 젠장; 그러나 모든 방의 앞에 테라스가 있는데 정원과 바다가 보인다. 탁 트인 시야가 정말 좋았다. 하지만 우리는 늦게 도착했으므로 내일 펜션을 돌아보기로 하고 먹을거리를 사러 시내로 직행!

안면도에 있는 백사장 회센터에서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 큰 회센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회센타. 그래도 서해를 왔고, 가을이니 우리는 대하 및 전어를 먹기 위해 눈에 불을 켯다. 하지만 대하시즌은 약간 타이밍이 늦었고, 전어는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

그리서 우리는 합의하에 대하의 아우격인 흰다리 새우1kg 과 국민회-광어+우럭 을 사서 초고추장 및 소금 및 술 그리고 안주 그리고 라면.. 바비큐엔 빼놓을 수 없는 삼겹살 및 목살을 사들고 펜션으로 직행.

우리는 너무 허기가 졋다.. 도착하자마자 평소엔 엄청 게으른 3人. 빛의 속도로 식사를 준비하는 데, 정말 10분만에 우리는 모든 식사준비를 끝마치게 되었다... 많이 변했구나 이놈들. ㅋㅋ

약간 지저분하게 먹다 찍은 상이지만, 지금도 침이 막 넘어오는.. 그런 상이 차려졌다.

잘 구워진 먹거리들.. 대하도 대하지만 난 저 우럭과 광어에 미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서울에서 먹는 우럭과 광어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쫄깃한 맛과 1%도 느껴지지 않는 비릿함은 감동 그 자체였다... 초간장에 숟가락으로 떠서 막 먹어댔는데 국민회2종셋트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끔 하는 그런 맛이었다.

역시나 그래도 하이라이트는 대하! (의 아우격인 흰다리 새우...) 펄쩍펄쩍 띄는놈을 바로 냉동상태로 가져와 구웠는데. 맛이 끝내준다 진짜. 원래는 대가리도 다 먹지만, 새우 1kg이 3인이서 먹기에 그리 작은양이 아니었던 관계로 몸통에 잘 구워진 살들만 통째로 섭휘했다. 아 새우여.. 너무 맛있다 ㅠ

우리는 그렇게.. 10년전 대학교 1학년때 얘기들, 힘든 직장얘기.. Girl들 얘기.. 등을 나누며 길고 맛있는 저녁을 함께 했다.


'휴먼발리 펜션'

다음날이 되어서야 느즈막히 일어나서 우리는 펜션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여행을 취소하기 싫었던 것도. 이 펜션을 예약하기 위해 매우 힘든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리라.. 안면도 3대 펜션 중의 하나인데..

제일 유명한 것은 나문제 펜션인데, 여기는 두달전이 아니면 예약조차 할 수 없는 그런 곳이었고... 휴먼발리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유명한 펜션이라 주말에 방을 구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는 펜션인 것 같다.

명성대로 나무랄 데 없는 좋은 펜션이었다. 넓은 정원이라 아이들이 많이 띄어놀기 좋은듯 보였고, 실제로 가족단위의 투숙객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입구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또한 주인으로 보이는 미모의 아주머니께서도 매우 친절함을 보이셨고.. 바다로 이어진 계단도 있어 자연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다만 객실사이의 간격이 조금 좁아 옆방에서의 소음이 약간은 방해가 되기도 했으나, 크게 염려할만 한 수준은 아니었다. 가족이나 연인, 그리고 친구들끼리 놀러오기에 아주  좋은 펜션. 나중에 다시 놀러오고 싶은 펜션이었다.


'다시 일상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피곤하고 약간은 허무하다. 어릴 때 가족들하고 갔던 여행과의 느낌과는 다소 많이 틀리다. 아버지가 나 어릴 때 여행을 많이 데리고 다녔던 것 같은 데, 이런기분은 어른만이 느낄 수 있는 기분인 것 같다. 한해 한해 더할수록 커져만 가는 인생의 무게.

내일은 또 다시 삶의 전선에서 눈에 불을 키고 또 하루를 시작하겠지. 하지만 분명 여행은 나로 하여금 약간은 새로운 기분을 충전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마치 방전된 전지를 다시 충전하듯.

방전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어떠한 선택과 노력을 해야 할까? 해답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쉽지만 즐거운 여행이었다. 사랑에 관한 추억과는 틀린 남자들과의 공유한 추억은 색다른 좋은 기억들이다.
고맙다 99학번 동기 친구들! 특히 재윤, 보성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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