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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는 중독이다/Effects

Suhr의 세련됨: Suhr_Riot 디스토션 페달


'Riot'

폭동. 존 써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다. 존 써 기타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정갈함. 부띠끄함이 넘쳐나는 가운데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밸런스잡힌 소리. 그리고 매우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내가 만져본 존 써는 딱 2대, 존 써 스탠다드 카브드탑과, 존 써 클래식 싱싱험 모델. 카브드 탑은 약간 존 써기타의 특징에서 PRS성향을 느낄 수 있는 기타였고, 존 써 클래식의 경우가 딱 내가 생각하는 존 써의 이미지와 맞는 거 같다.

여튼 써는 펜더의 마스터 빌더로 있던 John Suhr 가 독립해서 만든 회사인데,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펜더를 넘볼 정도로 세계적으로 엄청난 회사가 되는 중인 것 같다. Suhr (써라고 하겠다..)에서 양산형인 프로 모델을 출시하고 또한 이펙터 라인들을 선보이기 시작한지가 아마 작년즈음 부터 였을 것이다.

존 써 페달은 그 중 Riot 과 Shiva가 유명한 것 같은데, 전자는 디스토션이고 후자는 오버드라이브이다. 그 중 온라인 커뮤니티 뮬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페달인 써 Riot을 얼마전 구매해 보았다. 과연, 존 써에서 느꼇던 써만의 특징을 잘 가지고 있는 페달일까? 궁금해하면서 ebay질을 하기 시작했다..

'Riot은 비싼 부띠끄 페달이다?'

당연히 미국에서 만들어진 악기이기 때문에 미국이 싸다. 왠만한 악기들은 다 그렇다. 하지만 싸다고 덥석 살 수 잇는 건 아니다. 배송문제도 있고, 한국으로 배송을 해주지 않는 딜러도 있으며,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시 대처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는 앰프나 기타는 미국에서 주문하지 않고, 꾹꾹이 페달은 70~80% 미국에서 주문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이베이에서 써를 구입했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에 구입할 수 있었다. 배송비는 단 $16.5 (딜러에 따라 배송비로 이윤을 많이 붙여먹는 딜러도 있는데 이 딜러는 굉장히 양심적인 딜러이다. 받을 배송비만 계산해 놓았다)

또한 이 얘기를 여기에다 적어도 되는 지 모르겠지만.... 언더밸류로 알아서 보내주엇다.. (나는 절대로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서 언더밸류를 써달라고 한 적이 없다.) 세금물어봐야 얼마나 물겠냐만, 그래도 한 2~3만원 정도는 물어야 할 것이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써 페달이 부띠끄 페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사실 부띠끄의 카테고리에는 속하지 않는 것 같다. 부띠끄라 함은 통상 $350 정도는 넘어줘야 부띠끄 페달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수입처에서 40만원정도의 가격에 팔리는 것은 여러가지 사항이 있겠지만 조금 비싸게 책정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소리를 들어볼 수 있고, A/S가 가능하고 또한 여러가지 상황에 대응이 가능한 점을 보았을 때, 영어가 익숙치 않는 사람은 덥썩 이베이에서 페달 구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한국으로 배송해주지 않는 딜러나 개인들도 꽤 많이 있고...

'Packaging'

써 페달의 박스이다. 생각보다 좀 크다. 겉에 Riot이라고 써져 있으며, 시리얼 넘버가 써져있다. 아마 써 페달 공용으로 저 박스를 사용하고 개별 이펙터마다 수기로 작성하는 듯 하다. 그래도 뭔가 디자인은.. 맘에 썩 들지는 않는다.

내 건 #5560 번 째 물건이다. 많이도 팔아먹었네...

박스를 열면 꼭 맞는 스티로폼안에 페달이 들어있다. 한가지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점은 박스상자 윗면에 부착되어진 완충 스티로폼인데, 박스단가가 많이 올라갈텐데 안정성을 고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페달을 꺼내보면 그 밑에는 9v밧데리가 들어있다.

'Feature'

영락없는 보라돌이이다. 보라색 철제케이스에 3DPT 스위치, 그리고 3개의 노브, 토글 스위치로 이루어져 있다. 케이스의 재질에도 많은 신경을 쓴 듯 보이는데, 만져보면 꽤 단단하면서도 매우 가볍다. 마치 플라스틱을 드는 느낌처럼 경쾌한 느낌이다. 음. 가벼워서 일단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노브는 Dist, Level, Tone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단토글 Voice가 있다. 특이한 점은 토글이 상하방식이 아니라 좌우 방식이다. 약간 더 불편한 것 같다.

윗쪽 상단에 보면 9v어댑터를 꽂을 수 있는 잭과, 가운데 플라스틱 변환스위치 (이펙트를 연결했을 때, ON 이 되는지 OFF가 되는 지를 결정하는 스위치이다. 9V배터리를 쓰는 사람에게는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맨 왼쪽에 헤드폰 단자는 사실 정체를 잘 모르겠다. 영문으로 T: ON/OFF , S-GND 라고는 써 있는데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그라운드를 잡아주는 데 쓰이는 단자인가..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는데 확실치 않다. 시간이 되면 한번 자세하게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

기판을 열어보았다. 문과출신이라.... 뭐 잘 모르겠다. 저기 실리콘으로 덮어놓은 부분이 핵심 기술이 들어가 잇는 칩 정도 되지 싶은데, 매우 깔끔한 편이다. 기판에 써 기타라고 표기도 되어있으며 아래쪽 스위치 닿는 부분도 매우 세밀하게 케이싱이 되어 있다. 존 써란 사람은 나처럼 완벽주의자 기질이 많은 사람같다.

'SOUND'

페달을 연결하기 전 나는 '자 그래 니가 얼마나 깔끔한 디스토션인지 함 볼까?' 라는 마음으로 페달을 연결하였다. 처음에 디스트 노브와 레벨노브를 적당값에 두고 테스트.. 음.. 깔끔하고 정갈하네... 근데 오버드라이브 정도의 게인임에도 불구하고 피킹 뉘앙스가 별로 좋지 않다... 그래 이놈은 디스토션이니 게인을 쫙쫙 올려보자 하고 디스트노브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쏟아지는 솔로틱한 게인의 향연. 아 부스팅하지 않고도 이런 느낌의 게인을 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좋은 페달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Voice노브의 가변폭도 상당해, 좌측은 특정영역을 깎는 느낌이고, 가운대가 바이패스된 내츄럴한 톤인 것 같고.. 오른쪽이 컴프레싱된 톤이 나온다. 셋다 꽤 쓸만하다. 톤의 가변폭이 크지는 않지만 어디를 놔도 너무 먹먹해지거나 너무 쏘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좀 아쉬운 점이라면 레벨이 좀 낮은 상태에서도 Dist노브의 독립적인 가변성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일반 오버드라이브페달처럼 레벨노브의 종속을 받는다.. 사실 거의 모든 페달이 그렇긴 하지만, 요새 한번 만져본 혼다 사운드웍스의 MaxD 라는 페달은 게인노브가 레벨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더라. 이게 라이브시 볼륨컨트롤 하기가 그렇게 편할지 몰랐다. 그 외에 딱히 느껴지는 아쉬움은 없다.

블루스 쥬니어에 한 4시간여를 쳐본 느낌은, 내가 존 써 기타에서 느꼇던 그 정갈함을 이 페달도 그대로 가지고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과하게 디스트가 걸려도 뭉개지지 않고 한음한음이 명확하다. 특히나 솔로시 좋은 톤을 내줄 것 같다. 배킹에 쓰기에는 약간 파워감이 부족한 듯 하나, 부스트 페달과 함께 쓰면 문제될 것이 없겠다. 써 기타처럼 아주 팝스러운 듣기좋은 사운드가 나온다.

메탈이나 코어음악에 쓰기 보다는, 모던록이나 팝쪽에서 활용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래 유튜브 영상의 사운드와 내가 느낀 사운드가 아주 많이 흡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