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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는 중독이다/Effects

Z.Vex 퍼즈공장 오픈기


'퍼즈 공장에 왔다'

개인적으로 퍼즈 이펙터를 참 좋아한다. 지미헨드릭스도 그렇고, 레드제플린도 그렇고, 에릭클랩튼도 그렇고, 실버체어, 소닉유스, 마스 볼타, 울프 마더 등등등 퍼즈 이펙터를 멋들어지게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을 보며, 디스토션이나 오버드라이브와는 뭔가 다른 지글지글한 맛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아! 스매싱 펌킨스를 빼놓을 수가 없구나, 시종일관 퍼즈로만 일관하는 백킹...

허나 매번 퍼즈페달과 나의 연애는 실패하고 만다.. 퍼즈가 사실 임피던스도 많이 가리는 데다가, 앰프, 페달보드 등도 많이 가려서 궁합이 매우 중요하다. 허나 내가 메인으로 쓰는 페달보드에 퍼즈가 궁합이 잘 안맞는 듯 하다. 물론 퍼즈 14th,32nd, 옥타비오,퍼즈페이스,빅머프, 등등 퍼즈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그러나, 요즘 내가 하는 밴드가 마치 고딩시절로 돌아간 것 처럼 Muse의 곡을 연습하고 있다.. 물론 무대에서는 절대로 안할 것이지만 여하튼 뮤즈 음악을 카피하고 있는 중인데, 매튜가 요상한 싸이렌 소리같은걸 종종 낸다. 그놈은 하울링으로 아무리 지롤을 떨어도 나오지 않는 소리라, 퍼즈공장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요 퍼즈 공장을 구입하기로 한다...

'UNPACKING'

물건을 처음 사서 박스를 깔 때의 기분은 뭐랄까.. 소개팅 하러 갔을 때 만나기로 한 커피숍의 문을 열 때 그 설렘의 한 1/5.25?  그 쯤 되는 것 같다. 이 친구, 박스가 멋있지는 않지만 바코드도 있고 씨리얼넘버도 있고 회사 로고도 있다. 내가 CEO라면 박스에 조금 더 신경을 썻을 것 같다.. 뭐 원가절감의 이유겠지만서도 난 흰색 박스를 무진장 싫어한다.

오픈하자마자 튀어나오는 저 면? 아니 옛날 선비들이 입던 옷에 그 질감?? 천인가? 여하튼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질감의 뭔가가 나왔다! 그리고 보이는 저 밥말리같은 색깔의 깜찍해 마지않는 사각형의 큐브가 달린 노란 끈!! 아 이런, 저 노란 끈을 빨리 열고싶어진다 ㅠㅠ.. 이런 팩킹은 지벡스라는 회사가 어떠한 컨셉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는 지 나로하여금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심플하게 한장으로 된 있을 건 다 있는 매뉴얼. 기본적인 스펙과 재미있는 셋팅들의 Value 값들이 나와있다. 개인적으로 큰 회사들에서 나오는 매뉴얼들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 책으로 구성된 매뉴얼을 과연 즐겁게 읽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퀵 가이드 이런것도 쓸 데 없다.. 그냥 그 기능들이 무슨 기능인지 유저직관적으로 설명해 놓으면 된다. 나머지는 쓰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맡기는 거다. 음. 적고보니 이건 나만의 생각인거 같기도 하다. 여튼,

'Features'

천을 풀어헤치고 모습을 드러낸 지벡스 퍼즈공장. 매우 심플하다. 쪼그만놈이기도 하고, 은색의 케이스가 가볍고도 튼튼해 보인다. 그리고 약간 작은 싸이즈의 노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하이라이트는 저 'FUZZ FACTORY' 로고! 저 로고는 옆의 On/Off 스위치와 오버랩되면서 '날 밟아줘!' 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참 귀여운 로고다.

뒷면 ZVEX 로고. ZVEX가 뭔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이름도 아닌 것 같고.. 위키피디아를 찾자니 귀찮다. 이름이 그다지 멋있지도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다. 그냥 한번 들으면 쉽게는 잊혀지지는 않는 것 같다. '조틱', '폴 코크레인' 이 얼마나 쉽게 잊혀질 이름인가.. 그에 반해 이름은 그냥 저냥 괜찮은 브랜드명인 것 같다

이 페달을 싸이렌으로 만들어 주고, 괴상요란한 퍼즈의 대명사로 알려지게 끔 만들어준 기능이 바로 저 'Stab' 노브 이다. 저 놈을 이리저리 돌리면 퍼즈사운드에서 갑자기 요상한 피드백들이 튀어나온다. 하울링과는 틀린, 무언가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는 광경을 보는 듯한 사운드가 펼쳐진다.. 아,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퍼즈야..

드디어 만난 것이다. 기쁨을 뒤로 하고 페달 보드에 위치시켜 보았다. 이래저래 크기가 애매해서 테트리스를 좀 했다. 내가 시메트리 적으로.. 삐뚤빼뚤한것을 잘 못보는 성격이라..(안 치우는 건 잘 하지만) 이 놈을 위치시키는 데 조금 고심을 했다. 결과는 썩 맘에 든다.

이제 저 오른쪽 상단에 노바딜레이만 채우면 된다. 그럼 당분간 또 페달보드에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 1년정도는? 사실 사운드 테스트는 많이 못해봤지만 한 30분 만져본 바로는 매우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이제 매튜 벨라미의 사운드를 흉내낼 수가 있을 것 같다. 남 흉내내긴 싫지만, 이러면서 배우는 거다.. 사실 난 라디오헤드를 연구하고 싶다.

간단 개봉리뷰니, 사운드는 남들이 잘 해놓은 것이 있어서 따로 녹음이나 촬영은 하지 않았다.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동영상과 같은 소리들이 대충 나와주었던 것 같다. 참 재미있는 페달인 것 같다.

'S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