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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는 중독이다/Effects

한국산 오버드라이브의 자랑: Moollon_Overdrive


'메이드 인 코리아'

한국은 악기쪽으로 본다면 어느정도 수준쯤이나 될까? 한때 한국이 전 세계 기타제조의 50%이상이 된다는 사실을 본 적이 있다. 맞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휩쓸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보았을 때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이 말인즉슨, 우리나라의 인건비가 매우 저렴하던 시절에 외자가 들어와서 생산라인을 구축하였다는 얘기다.

이 중심에 있는 기업이 바로 Cort이다. 콜트의 기타는 솔직히 말해서 퀄리티가 꽤 좋다고 생각된다. 나름대로 OEM을 벗어나 독자적인 라인을 구축하기도 하였고, 품질의 일정함도 꽤 유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생산량 말고, 품질만을 기준으로 해보자.. 과연 어떤 브랜드가 장인정신을 기본으로 한 악기를 생산하고 있는가? 그냥 내 주관적으로 생각하겠다.. 별로 내 기준에선 싸구려 카피 기타들만 주구장창 만들어 내고 있을 뿐이라고 보여진다.

물론이라는 브랜드가 런칭된것이 3~4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빈티지, 아날로그를 기반으로 한 소리환자(?) 취향의 페달을 만드는 브랜드. 이 브랜드에서 느끼는 감정은 '집요함' 이다. 장인정신까지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집요하게 메마른 소리를 위해 페달들을 만들어낸다.

페달 뿐만 아니라 기타에서도 마찬가지다. 펜더의 유사카피제품으로 보여지기는 하지만, 자체 픽업의 색깔에서도 보여지듯, 지극히 펜더스러우면서도 물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가고 있는 듯 하다.

'Feature'

물론은 케이싱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사진에 보이듯, 로코코 문양의 은색 하몬드 케이스에 클래식한 노브와 스위치 주변으로 보이는 페달모델명의 각인이 꽤 고급스럽다.

그리고 사용자를 위한 시리얼넘버가 적힌 보증서, 그리고 까만색의 프라다 케이스를 보는 듯한 박스는 이 제품이 Boss같은 라이트 유저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3개의 노브로 이루어 져 있다.

Volume: 페달의 전체적인 볼륨
Drive: 드라이브의 양
Tone: Low~High 까지의 톤 조절

노브감은 딱 알맞은 정도로 스무스하다.

버퍼 바이패스 스위치.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오버드라이브 각인.

물론의 버퍼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매우 좋다고 평가가 되고 있다. 트루바이패스에 비하여 시그널의 손실은 더 있을 수도 있지만, 물론의 경우에는 그것이 좋은쪽으로 작용한다고 이야기 된다. 개인적으로는 버퍼바이패스는(트루바이패스도 마찬가지이긴하지만) 앞단의 이펙터에 많이 좌우된다. 임피던스에 따라 소리차이도 많이 나게되고.. 

그래도 확실한 것은 물론페달의 버퍼는 시그널의 손실이라고 생각되기보다는, 하이쪽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댑터 9V 센터 마이너스. 가끔 물론의 모델 중에는 퍼즈말고도 센터 플러스인 모델이 있다. 트레블 부스터였던가 시그널 부스터 였던가? 여튼 일반 다른 이펙터들과 마찬가지로 센터 마이너스이다. 센터 플러스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생각보다 마일드한 오버드라이브'

물론 사의 성격을 봤을 때 나는 이 페달 또한 지극히 퍽퍽하고 메마르고 하이가 두드러진 페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페달을 사고 테스트하면서 이 생각은 전혀 맞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약간은 놀랜것은 컴프감이다. 물론의 퍼즈나 시그널 부스트 류의 페달들은 컴프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시원시원하고 손가락 터치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 오버드라이브는 약간의 컴프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물론사의 느낌인 빈티지쪽에는 근접해 있어 터치감에도 잘 반응하는 편이다.

단독으로 썻을 때 매우 좋은 드라이브 소리를 내 주었다. 앰프게인에 부스팅할 때, 그리고 크런치한 톤을 잡을 때 매우 좋은 페달인 것 같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이라고 한다면... 페달보드에 안섞인다.. 물론의 다른 페달들이 좀 그러하듯, 여타 다른 브랜드의 페달들과 궁합이 잘 안맞는다.. 당연히 잘 맞는 놈이 있겠지만 내가 가진 페달들은 거진 궁합이 잘 안맞았다. 앞단이든 뒷단이든,

또한 부두랩 페달파워에 다른 페달들과 함께 물렸을 때, 이놈이 잡음의 원인이 된 치명적인 이유때문에 방출했다. 구조상의 결함인지 이 제품만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결함은 이 페달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만들었다.

혼자 테스팅 했을 때는 발군의 소리를 내어 주었음에도, 이러한 점들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페달을 많이 안쓰고 메인 오버드라이브로 쓰려는 사람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페달이 될 것이다.

소리가 매우 매력적이라 추후 기회가 된다면 물론페달로만 구성된 보드를 한번 꾸며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