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악기는 중독이다/Effects

프리앰프? 스톰박스? _ Matchless Hotbox Classic


미국 매칠리스 사에서 나온 핫박스 클래식. 이놈에 대하여 쓰려니 악기의 역사에 대해서 좀 줄줄이 나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원채널 앰프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할 것 같고, 프리앰프와 스톰박스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 같고 센드/리턴과 다이렉트 인풋에 관해서도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또한 복스앰프의 역사도 함께.. 
하지만 그냥 간단하게 이 페달에 대해서만 보기로 한다.

먼저 외관은 아주 튼튼하다. 무게도 무진장 무겁다. 사실 옆에 있는 지 시스템의 유명한 동영상은 탱크가 깔고 지나가도 고장나지 않는 그 동영상의 지 시스템처럼 엄청나게 튼튼해 보인다. 겉을 둘러싸고 있는 철제 케이스도 매우 견고한 재질이다. 내부 사진은 찍어두지 않았다.. 열려니 귀찮다.. 내부는 12ax7 프리관 두 개가 들어간다. 마치 JMP-1에 들어가듯이. 이 프리부에 걸리는 진공관은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별로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진공관 앰프의 최고의 장점이라면 파워부의 튜브 새츄레이션에서 밀어주는 힘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 페달을 써보고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프리부의 진공관이 터치의 따뜻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페달은 매우 단순하다. 인풋/아웃풋, 그리고 클린/게인 채널로 나뉘어져 있다. 이 페달은 사실상의 프리앰프라고 봐야 하는데, (샌드/리턴에 물려서 써야 하는) 스톰박스 개념으로 써도 매우 훌륭한 페달이다. FX단에 걸면 특유의 매칠리스 맛을 느낄 수가 있고, 포스트에 걸면 입자가 굉장히 두툼해 지면서 전체적인 톤에 댐핑이 더해진다.

매칠리스 앰프는 아시다시피 복스의AC30 오리지날의 클론버전으로 유명하다. 핫박스도 복스앰프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되는데, 약간 베이스가 많고, 미들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게 딱 복스앰프의 매력이 아니던가, 재지하면서 베이스 음의 하모니가 아주 좋은..)

핫박스는 매우매우 아날로그 스럽다. 영국풍의 음악이나, 블루스, 크런치한 음악이 아니면 다른 데는 쓸 수가 없을 정도다. 모던락에 쓰기에도 매우 빈티지 스럽다.. 근데 그만큼 매우 감동적인 페달이다. 노브의 반응성은 민감하지 않지만 피킹 리스펀스는 아주 좋다. 하지만 이놈은 단독으로 쓰고 부스트만 물려서 쓰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이것저것 페달이 많이 겹쳐 버리니 약간 전체적인 사운드가 지저분해 진다.

이놈은 사실 가격이 제일 문제인데... 699불에 팔리는 페달이다. 이 가격이면 클론 센타우르, 그리고 밥버트나 랜드그라프 페달을 사고도 남는 가격이다. 게다가 무겁기까지 하고.

하지만 밥버트나 센타우르, 랜드그라프 등등 거의 많은 류의 부띠끄 페달들이 거의 808이나 튜브스크리머를 모토로 하고 있다. 반해 핫박스 클래식은 매칠리스나 복스의 앰프 색깔을 전체적인 사운드에 색칠한다. 팔릴뻔 하기도 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내 손에 있다. 근데 밴드에서 별로 쓸 일이 없어 안타깝네..

저 매칠리스를 전원에 연결했을 때 들어오는 저 불빛은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110V 모델과 220V모델이 따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