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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는 중독이다/Effects

따뜻한 공간감: Boss_CE-2 Silver screw


'코러스는 뭐에 쓰는 물건인고?'

보통 이펙터 중에서 가장 먼저 필요로 하다고 느끼는 것은 10에 아홉은 오버드라이브나 디스토션 계열의 이펙터들일 것이다. 일단 일렉기타는 찌그러진 소리가 나줘야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우와 뭔가 멋져' 라는 대답을 들을 수가 있겠지...
그리고 그 다음순위로 거론되는 것이 아마도 딜레이 페달, 이것 또한 걸어만 줘도 뭔가 로맨스한 분위기가 살짝 풍겨주는 것이... 또는 목욕탕 울림의 리버브 페달, 이것 또한 뭔가 에로스한 분위기를 풍겨주는..

이것들을 쓰다가 보면 위상계나 필터계열의 이펙터들이 필요에 따라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나마 위상계열 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관심이 받는 이펙터가 바로 이 'Chorus' 이펙터인데, 이 놈은 말 그대로 코러스이다. 음의 배음을 풍성하게 해 주는, 노래 부를 때 같은 피치로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이 옆에 있는 듯한 사운드를 내어주는,

내가 생각할 때 위상계열의 가장 큰 단점은 '인위적' 이라는 것이다. 물론 필터계열이 가장 인위적이기는 하지만 필터계열은 아예 그 목적으로 사용하는 페달이다. 아마도 코러스 중에 가장 명기로 평가받는 페달이 바로 이 BOSS의 CE-2 일 것이다. (CE-1이 최고라고 생각되지만 무지막지하게 커서 그놈은 패스하기로 한다)

'실버스크류?'

Boss사에서 나온 페달 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시기가 바로 이 실버스크루를 생산하던 시기이다. 물론 그 이전 극초기 버전이나 모멘터리 버전이 있지만, 실버스크류 버젼 또한 훌륭한 BOSS페달로 평가받는다. 지금 리이슈되어서 꾸준히 나오고 있는 DS-1, OD-1 등이 실버스크류로 유명하다. 그 중 요즈음의 BOSS 코러스 페달과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이는 페달이 바로 이 CE-2 페달인데, 아날로그 코러스의 진수를 보여주는 페달이다.

'아날로그 코러스?'

디지털과의 차이점은 기술적인 부분은 지식이 없어서 넘어가고.. 따뜻함이다. 보통의 디지털 코러스들이나 여타 다른 아날로그 코러스와의 큰 차이는 바로 'Warm'함에 있는데, 코러스 페달은 배킹이나 리듬 연주 시 좀 더 사운드를 채울 수 있는 페달임에도 코러스를 거는 순간 위상이 살짝 변하면서 약간은 차가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부분에서 CE-2는 아주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실제로 내가 거쳐갔었던 코러스 페달이.. Analogman 바이코러스, 아이바네즈 CS-9실버라벨, TC코러스,스몰스톤 오리지날 등인데 이 놈들은 퀄리티는 좋았으나 참 차가운 놈들이었다. 아날로그맨은 좀 덜했지만 위상의 변화가 심했던 걸로 기억한다..

빈티지한 소리처럼 외관도 상당히 심플하다. 요즘 나오는 코러스처럼 IN/OUT 이 스테레오로 나눠져 있지도 않고, 복잡한 노브도 없다. 단 두개의 노브만 있을 뿐이다. 'RATE' 와 'DEPTH'.

RATE는 코러스의 울렁거림을 변화시키고 DEPTH는 코러스의 깊이를 준다. 어느 위치에 갖다놓아도 자연스럽다. 복잡한거 싫어하면서 빈티지한 톤과 아날로그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페달은 무조건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이 놈도 단종된 지 오래고 수요는 꽤 있는 편이어서 앞으로도 가격은 쭈욱 오르는 페달군에 속하지 않을 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