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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즐거움/기억을 걷는 시간

계란의 기억

 

 

 

계란은 태생만큼이나 아련한 존재인것 같다.

 

지 어미가 낳자마자 뜨끈뜨끈한 계란은 어미 품이 아니라 다른곳으로 본의아니게 이동된다.

 

 

어릴 때 고향 갈 때 기차안에서 먹는 계란이 그리도 좋아서 엄마가 계란가지고 오기만 기다렸었고,

 

고등학교 땐 야간자율학습 시간 친구 머리에 껍질을 깨뜨리며 먹는, 이보다 더 맛있는 간식은 없었고

 

대학교 땐 젊음의 향유를 함께 누리던 친구들과의 여행에 맥주와 함께 안주삼아 계란을 먹었었고

 

 

지금은 계란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그런 정신세계의 침묵 단계에 와 버린 것이 사실.

 

 

계란은 나에게 냉면이나 비빔면에 넣어서 먹으면 한 껏 맛이 더 좋아질 수 있는 첨가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싫으면서 아무렇지도 않다.

 

곧, 정신세계의 침묵을 깨뜨릴 황금들을 거머쥐고 나 자신을 찾으리.

 

 

-몇 개월전에 사놓은 계란삶는 기계를 처음 사용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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